홈으로
[숲의 선물 기획연재] 목마른 산행에 달콤한 선물! 산딸기
  • 등록일2007-07-23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6109
  여름철 숲가꾸기 사업은 아직 제 몸을 가누기 어려운 어린 나무를 휘감는 덩굴을 제거하거나 자기 세상인양 나무보다 높이 커가는 풀을 제거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더운 여름, 사업을 위해 풀이 많은 산을 오르는 일은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더운 기운이 기온인지 체온인지 헷갈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쯤 덩굴을 헤치고 빼꼼이 내민 빨갛게 익은 산딸기는 지겨운 수업시간을 마치는 종소리만큼이나 반갑다.



  산딸기를 만나면 가는 길이 바쁘더라도 잠시 쉬어가기 나름이다. 살포시 드러낸 가시를 비켜가며 잘 익은 것부터 옆 사람이 따먹기 전에 먼저 몇 개 입 속에 부리나케 넣고 나면 땀도 식고 작은 휴식을 준 산딸기가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가 산에서 만나는 산딸기는 흔히 먹는 식물이 아닌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이다.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 붉은 열매를 맺는 것을 구분하지 않고 산딸기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산딸기 종류 만해도 스무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쓰는 약제는 덜 익은 열매를 쓰는데 초여름에 아직 푸른 기운이 남아 있는 열매를 따다 그대로 햇볕에 말렸다가 물에 넣고 달이거나 가루로 만들어 처방한다. 여기에는 각종 유기산과 포도당, 과당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몸이 허약하거나, 자주 소변이 마려운 증상과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잘 익은 열매에 술을 부어 과실주를 만들어 피로 회복이나 식용증진에 쓰기도 하였다. 관상수로 산딸기는 꽃이 화려하지 않지만 황폐한 지역이나 깍여 드러난 사면 같은 곳에 심어 지면을 덮고 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할 수 있다고 하니 관상수로서의 역할도 기대해 볼만 하다. 거친 땅에 자라지만 여리고 고운 하얀 꽃을 피운 뒤 새빨간 열매마저 아낌없이 주니 줄기에 조심스레 돋은 가시마저 애교스럽게 느껴진다.



  올여름, 산딸기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려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친 키 작은 풀에 눈맞춰보자. 빨간 산딸기 열매의 휴식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   북부지방산림청 홍현정 >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