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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화유산 답사기]애절한 사랑이 살아 숨쉬고 있는 농다치고개
  • 등록일2007-07-17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5886
  경기도 양평군과 가평군 경계에 아름다운 청춘남녀의 사랑이 녹아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농다치고개”라고 불리는 곳인데, 한여름 무더운 날씨 속에 찾아간 “농다치고개”는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산189번지에 위치하고 있었다.
  현재는 뻥 뚫린 국도(37호선) 덕분에 농다치고개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이 많이 변하여 “농다치고개”는 그야말로 ‘전설따라 삼천리’가 되었지만, ‘50〜60년대에는 지역주민들의 유일한 도로로서 경제활동과 학생들의 배움의 열기 가득한 통학길로 활용되었다.
  “농다치”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한 걸까? 조선 중기 때 양평군 신복리에 최씨 성을 가진 마을 향리가 고개 넘어 가평군 방일리에 사는 박씨에게 무남독녀 외동딸을 시집보내게 되었다. 혼수로 딸이 태어날 때 심었던 오동나무를 베어 솜씨 좋은 목수에게 부탁하여 농을 제작하여 농 속에 이불과 살림살이를 챙겨서 머슴인 돌쇠와 돌쇠 아버지의 지게에 지어 보내었다. 아씨를 짝사랑하며 숱한 밤을 가슴앓이 해오던 어린 머슴, 돌쇠는  고개마루에 도착해서는 짝사랑 해온 여인에 대한 사랑의 표시인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연인의 해코지인지, 지고 가던 오동나무 농을 도로가 비좁다는 핑계 삼아 도로 옆 바위에 쿵쿵 부치며 눈물과 콧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운반하였다. 뒤따라오던 돌쇠 아버지가 보다 못해 “애야 농 다친다! 농 다친다!”하고 주의를 준 것이 “농다치고개”라는 향토명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돌쇠의 사랑 표시는 눌언민행(訥言敏行, 말은 더디게 하고 실천은 민첩하게 하라) 교훈은 양평 서생들에게 크게 유행되었다고 한다.
  무심코 듣고 지나칠 고개이름에 오늘따라 가슴이 아려지는 느낌이다. 번호로만 불리는 빠른 길을 찾아다니는 것이 익숙한 시절에 농다치고개에서 고개조차 의미를 부여한 조상들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 농다치고개를 지날 기회가 있다면 짝사랑의 추억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돌쇠의 마음을 생각하면 고개가 더 애절할 것 같다.


< 산림문화유산 리포터 유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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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다치고개_유인호(7월18일 예정).hwp [11.0 KB] 첨부파일 다운로드 (다운로드 6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