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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선물 기획연재]화목한 가정의 전도사! 자귀나무
  • 등록일2007-07-09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5884
  화목한 가정의 전도사! 자귀나무


인제국유림관리소 김병철


  화려하고 아름다운 수많은 꽃들이 한바탕 잔치라도 벌인 듯, 자태를 뽐내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지나면 왠지 축제 끝의 허전함이 항상 아련히 남기 마련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점점 더 짙어가는 초록의 향연을 위로삼아 일상에 익숙해질 무렵 눈에 확 들어오는 찬란한 꽃이 숙소 창밖에 시나브로 모습을 드러낸다.
  자 · 귀 · 나 · 무, 이름은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마저 드는 이 나무가 언제부터 숙소 창문밖에 있었는지 관심조차 두지 못한 팍팍한 일상이 계속된 6월의 어느 날 부스스한 이른 아침의 눈으로 들어온 화려한 자태는 졸음을 확 깨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연분홍 명주실을 한줌씩 묶어놓은 것 같은, 때로는 수십 마리의 나비가 떼를 지어 앉아있는 것 같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진즉부터 사랑을 받아 정원수로 키워져 온다는 사실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자귀나무는 콩과의 활엽수로 꽃은 6 ~ 7월에 피는데 길이가 3cm 정도인 수술이 위쪽이 분홍색이고 아래쪽은 하얀색이어서 불꽃이 타오르듯이 보인다. 사람들이 꽃잎으로 알고 있는 부분은 사실 수술로, 이 수술이 활짝 피면서 마치 수백 개의 명주실이 연분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듯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영문명이 silk tree가 아닌가 싶다.
  자귀나무 잎은 낮에는 활짝 펴져 있다가 밤이 되면 반으로 딱 접혀서 서로 사이좋게 붙어 잔다하여 합환목(合歡木), 야합수(夜合樹)등으로 불리고, 소가 잘 먹는다 하여 소쌀나무라 불리는 곳도 있다 한다. 밤에 서로 포옹하듯이 붙어 지내는 자귀나무의 잎 때문에 예로부터 자귀나무는 금슬 좋은 부부에 비유되곤 했는데 전해오는 전설도 있다.
  사연인즉  ‘옛날 중국에 우고라는 사람이 조씨 성을 가진 부인과 살았는데 그 부인은 단오가 되면 자귀나무의 꽃을 따서 말린 후, 그 꽃잎을 베개 속에 넣어 두었다가 남편이 우울해하거나 불쾌해하는 기색이 보이면 말린 꽃잎을 조금씩 꺼내어 술에 넣어 마시게 했다. 그 술을 마신 남편은 곧 전과 같이 명랑해졌다고 한다.’ 한방에서 자귀나무는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용이 있다하니 전설에 일면 신빙성을 보태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오늘은 조씨부인의 심정으로 자귀나무 꽃이나 따서 말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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